Harry는 하얀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강아지이다.
이 귀여운 강아지가 제일 싫어하는것이 있으니... 바로 목욕.
그래서 해리는 어느날 목욕할 때 쓰는 브러시를 입에 물고 도망나와 마당에 파 묻는다.
그리고 유유히 길거리로 나아가는 해리...
길거리에는 참으로 재미있는것이 넘쳐난다.
과일가게를 지나고 , 공사현장에서 트랙터들이 왔다갔다 하는 사이로 다른 강아지들과 함께 다니며
숨바꼭질을 하기도 한다. 점점 먼지 투성이가 되어가는 해리...
기차길에서 구경을 하다가 기차연기에 시커매지고...
결국 해리는 점점 더러워지다가 못해 검은 바탕에 하얀 곳이 몇군데 보이는 강아지로 변신한다.
하루종일 뛰어놀다 보니 점점 피곤해지고 배가 고파진 해리는
그제서야 집생각이 나고 두고온 가족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아직도 나를 기억할까?
해리는 집으로 곧장 뛰어간다.
뒷마당 잠입에 성공한 해리...
그러나 아이들은 해리를 앞에 두고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 해리는 어디갔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하는 가족앞에서
해리는 필사적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것들을 다 해보인다.
온갖 애교와 재주들을 총동원하여 내가 바로 그 해리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몸부림친다.
재주넘기, 노래하기, 죽은척 하고 누워있기, 이리 저리 굴러다니는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돌아오는 말은 " 아냐...저게 해리일리가 없어..."
좌절하여 돌아서 터덜터덜 가던 해리, 갑자기 떠오른 좋은 생각에 펄쩍 뛰는데...
그건 바로 자기가 묻어둔 목욕 브러쉬.
해리는 그것을 파헤쳐 찾아낸 다음, 입에 물고 목욕탕으로 내달음 친다.
비누칠을 하고 문질러댈 수록 다시 드러나는 하얀 털들...
환호하는 아이들...
해리는 드디어 다시 가족의 품에 돌아온 것이다.
그날 저녁, 해리는 이제까지 그 어떤때보다도 기분좋게 잠이 든다.
확실히 ' 더러워지기' 는 꽤 재밌었단 말이지...생각하면서...
봄철을 맞아 '깨끗이 씻기'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해지는 이 시점에서
' 씻지 않는 것의 위험성'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느끼게 해 주는 스토리이다.
이 동화를 읽고도 여전히 씻지 않은 아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클래식한 만화풍의 그림 스타일 속에 한마리 귀여운 강아지가 돌아다니는 것을 보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황사가 다가오는 봄철에 읽어주기에 참 좋은 그림책이라고나 할까...
-윤영수님